태그 글목록: 명랑완구주식회사

[일요신문] 대법원 판결로 본 기상천외 성인용품의 세계

◀일요신문 제 896호 (2009년 7월 19일 발행본)

일요신문은 정치, 시사,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이슈를 발빠르게 전하는 대한민국 대표 주간지로써 현재의 세태를 읽어내는 능력과 함께 탁월한 과거 비화 발굴능력으로 끊임없는 특종을 보도하였다.

http://www.ilyo.co.kr

▒▒그룹사이트▒▒
일요신문, 우먼센스, 리빙센스, 에꼴, 에쎈, 시사저널, 점프, 슈가, MOOK

 

 

대법원 판결로 본 기상천외 성인용품의 세계

‘음란’이라뇨? ‘생활’입니다

한국에서 ‘자위’라는 단어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자위행위라는 단어에 포함된 성적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자위를 돕는 기구라고 하면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보기 일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6일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남성의 성기를 본뜬 여성용 자위기구가 음란물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대법원은 ㈜엠에스하모니(이하 MSH)가 인천국제공항 우편세관장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통관보류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법상 성인용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 내 성인용품의 실태를 추적해보았다.

지난 2007년 MSH사는 남성의 성기를 본떠서 만든 여성용 자위기구 10개를 중국에서 항공편으로 들여와 인천공항 세관에 통관을 신청했다. 실리콘 재질에 길이 21.5㎝인 이 기구에는 진동기가 내장돼 있었다.

세관은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 또는 풍속을 해치는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관세법에 따라 통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불복한 MSH사는 “여성의 자위행위가 선량한 풍속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정상적인 부부의 성행위에도 보조기구로 사용되는 점, 장애인 부부의 성문제 해결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점에서 풍속을 해치는 물품으로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MSH사는 1심에서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MSH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 3부는 판결문에서 “관세법 제234조 1호가 규정하는 ‘풍속을 해치는’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풍속을 해치는 ‘음란성’을 의미한다”며 “표현물의 음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물 제작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사회의 평균인 입장에서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통관이 보류된 여성용 진동자위기구가 발기한 남성의 성기를 재현했다고는 하나 색상도 실제 사람의 피부색과 많은 차이가 있고 전체적인 모양도 일자형으로 남성의 성기를 개괄적으로 묘사한 것에 불과하다”며 “물품 자체로 남성의 성기를 연상케 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정도만으로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쳐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MSH사의 이희승 본부장은 “일부러 노골적 표현을 한 자위기구를 수입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업무상 해외 출장을 다니며 성 박람회 등에서 구입하게 된 물건을 들고 입국하려다 세관 통과에서 번번이 물건을 압수당했다고 한다. 인천세관에서 이 본부장은 이미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었다. 그러다 남근의 모양과 전혀 비슷하지 않은 오리 모양의 자위기구를 가지고도 ‘모조성기’라는 이름을 붙여 수입 통과를 금지하려는 모습에 의문을 가지며 소송을 하게 됐던 것이다.

이 본부장은 “수입 통관의 유무는 세관원의 주관적 판단이 대부분”이라며 “‘음란성’이라는 통과 기준이 모호해 이번 기회에 명확한 기준을 잡아 보기 위해 극단적인 소재를 가지고 소송을 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성인용품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영업 중인 성인용품점은 3500개를 넘는다고 한다. 한국성인용품협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보따리상의 암거래 수준에 머물렀던 성인용품 시장 규모도 이제는 1000억 원대를 웃돈다”고 추정했다.

기존의 성인용품점은 주로 40~50대 남성이 이용하며 비아그라나 포르노 등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곳에서 판매되는 비아그라 등은 대부분 출처를 확인하기 힘든 것이다. 아직까지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이 ‘음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밝고 유머러스한 콘셉트를 가지고 자위기구 중심으로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 성인용품 온라인 몰은 월매출 1억 5000만~2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로 20~30대 남성들의 방문 비율이 가장 높고 구매로 까지 연결되는 것은 30대라고 한다. 특히 여성들의 구매율도 생각보다 높아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7:3 정도라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미국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등을 통해 여성의 자위기구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성인용품은 현행법상으로 공산품이다. 콘돔류와 성기 확대기 등이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의료법의 통제를 받고 있고 러브젤은 화장품으로 승인받아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자위기구 등은 카테고리 분류 없이 공산품으로 팔리고 있다.

공산품으로만 분류되다 보니 명확한 수입 기준이 없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성인용품들 중에는 소속이 불분명한 것도 상당수라고 한다. 해외에서 제조되는 것은 대부분 수입 통관이 어려워 비정상적인 방법이나 국내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성용 자위기구 등은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밀수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용 자위기구는 독일 업체가 세계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자위기구는 국내에서 제조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조업으로 허가받고 만들기보다 영세업자가 수공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보니 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상당수다. 1000만 원이 넘는 걸로 알려진 ‘리얼돌’ 같은 경우는 기술력이 없어 100% 일본에서 직수입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만드는 유사 제품의 경우 100% 실리콘 제품인지 아닌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인체에 유해한 성분의 포함 여부도 알 수 없다. 이런 사정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성인용품을 수입하려했지만 모호한 세관법규 때문에 대부분 포기했다고 한다.

MSH사의 이 본부장은 “외국의 경우 성인에게 자위기구 등은 자유롭게 판매되며 일반적인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한국은 아예 관심이 없다”며 “이번 판결이 성인용품에 대한 관심과 수입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위기구 사용 미국 사례

  -잘만 쓰면 쾌락 두 배

자위기구에 대해서 아직까지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한국에 비해 외국에서는 자위기구 사용에 대해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성인용품 제조회사인 ‘처치 앤 드와잇’사가 실시한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 미국 성인은 절반가량이 자위기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뿐만 아니라 미국 성인 남성의 45%가 파트너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성행위 도중 자위기구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들은 바이브레이터 사용 이후 성적 욕구나 성감이 훨씬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성적 만족도는 사용 여부에 따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성인 여성의 50%는 자위 기구를 사용한 적이 있고 25%는 지난달에 한 번 이상 사용했다
△바이브레이터 사용 여성의 70% 이상이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고 응답했다
△성인 남성의 45%(동성애자 포함)는 성행위 도중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
△남성 사용자 가운데 10%는 지난달 한번 이상 사용했으며 14%는 지난해, 21%는 사용한 지가 1년이 넘었다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한 남성들은 성기능을 평가하는 다섯 가지 항목 가운데 네 가지(발기, 만족도, 오르가슴, 성욕)가 향상되었다고 답했다.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

 

기사에 덧붙여…

일요신문사 이윤구 기자와의 인터뷰 중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번 송사의 전말에 대해서, 너무 에피소드 위주로만 표현해주신 것 같아 조금 덧붙인다.

■ 소송의 취지
- 해외 박람회 복귀 중 샘플 명랑완구, 특히 오리모양의 바이브레이터를 “모조성기”라고 압류하는 세관 직원의 꽉 막힌 사고에 경악을 금치 못함

[이 오리는 모조성기 입니다.]

- 그 후, 각종 사례를 통해 관세법 234조의 비논리적인 개연성에 대해 의심을 품음
- 향후 더 큰 명랑사업의 확장을 위한 사회적인 공감대와 법적인 토대의 필요성 절감
- 여성용 자위기구 중 가장 극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남성 성기”형태의 제품의 수입을 통해 “관세법234조에 대한 법리적 타당성”을 검증하고자 소송진행

■ 소송의 주 쟁점
- 본 제품이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제품인가?
- 외형상 풍속을 해치는 물건인가?
- 사용목적상 풍속을 해치는 물건인가? 등 이다.

향후 “자체 기획/생산제품으로 당당히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당사의 큰 뜻을 실현하기 위해, 이번 소송을 통해 법리적인 토대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잘 꿰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앞으로도 ㈜엠에스하모니가 나아가는 길에 있어 보편적인 흐름에 거스르는 여러가지 규제나 딴지가 있다면, 우직하게 정공법으로 헤쳐나갈 생각이다.

㈜엠에스하모니 본부장 겸, 딴지몰 부르르 공장장
이희승

 

※ 본 기사컨텐츠는 부르르 공장장의 인터뷰 내용을 기사화 한 것으로 대표 주간지 “일요신문” 896호에 발행된 원문과 동일하며,?무단으로 복제/편집하여 게재 또는 활용하실 수 없습니다.

명랑완구주식회사.jpg

사랑하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나는 의심이 참 많은 인간이다. 그러나 그건 어쩌면 타인을 향한 의심이라기보다는 내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면서 간사해지고 가끔은 잔인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나를 믿지 못했고, 더불어 타인도 믿을 수 없었다. 특히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얼마나 쉽게 또 사소한 일로 바뀔 수 있는지… 변해가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남을,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매번 힘들었다.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나는 상처를 ‘받았다’ 라고만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어쩌면 내가 그들을 더 아프게 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중심으로 두어야만 세상이 그리고 세계가 돌아가는 존재라 나는 항상 내 아픔이 더 크다고, 내가 제일 슬프다고 생각했었다. 설령 나에게 어떤 상처도 주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나에게 추억은 다 아팠다. 영원히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영원한 것을 꿈꾸지도 믿지도 않게 되었다.

영원히 내게 있지 않을 거라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면 나는 아예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살았다. 끊임없이 사랑을 얘기하고 믿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에 대해 늘 약간씩은 부정적이었다. 지금은 죽고 못 사는 연인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언젠가는 그들이, 혹은 그들 중 누군가는 변하고 말리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대체 얼마나 아팠길래, 도대체 어떤 사람을 만났길래. 나도 묻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아팠었는지, 나를 만난 그들이 정말로 나빴었는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부정적인 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싸한 마음을 느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혼자일 수는 없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다가서거나 내 옆 자리가 비었다고 말 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러니까 무서웠다. 사랑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난 그 다음이 무서웠다. 마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이 잔을 피해갈 수 있다면 피하게 해 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듯이 나는 내가 흔들리지 않기를 기도했다. 

가끔은 부러웠다. 아니 어쩌면 늘 부러웠을 것이다. 나란히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을 볼 때마다, 친구들이 새로운 연인을 소개시켜 줄 때 마다 나는 그들의 눈에 타오르고 있는 열정이, 사랑이 부러웠다. 그러나 생각했다. 이제 나는 어리지도 강하지도 않다고. 사랑이 무섭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으며, 더는 아픈 일들을 겪어낼 자신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 몇이나 내 곁을 스쳐 지나갔을까? 그때 내가 그런 생각들은 잠시 접어둔 채 마음을 열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나는 몇 번의 사랑을 더 할 수 있었을까?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은 얘기들이었다.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 보다 나는 내가 그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또 그런 말을 누군가가 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방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드디어 조금씩 마음이 녹기 시작한 걸까? 다시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할 수 있을 만큼 내 마음이 말랑말랑 해 진 걸까?

그가 사랑한다고 말해도 보고 싶다고 말해도 나는 그냥 웃었다. 할 말이 없어서 웃은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면 어쩌려고 이러세요?’
나는 내 나름의 경고를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를 것이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 보다 사랑하는 게 더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그가 내 사랑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의 욕심과 욕망의 바닥을 보고 나도 그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아니, 그런 나를 그런 채로 계속 보고 싶어 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이 가까워지는 건 순간이다. 서서히 가까워졌다고 느껴져도 결국은 순간이다. 그러나 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미덥지 못한 존재인가. 그 미덥잖은 찰나에 우리는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마음이 닿기를 바라고 또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을 계속해서 바라고 또 바라게 된다.

그의 예쁜 말들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의심했다. 진심일까? 어쩌면 자신도 뭐가 진실인지 모를 만큼 무언가에 대단히 속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그는 대체 얼마나 많은 연인에게 이런 말들을 했을까? 저 눈빛과 저 목소리를 기억하는 그의 지난 사랑들은 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을 알아봐줘서 고맙다고 했다. 누가 누굴 안다는 게 애초부터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러웠던 나는, 그러나 지난날의 나를 떠올리며 이해하기로 했다. 한때는 나도 그랬다. 내가 누구인지 누군가가 읽어준다면 정말이지 목숨 바쳐 그를 사랑하겠다고. 아무도 나를 몰라준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알아줄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알고 싶어 하거나 알고 있다고 믿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사랑하게 된 걸까? 모르겠다. 다시 연애를 하게 된 걸까? 정말 모르겠다.

다시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그와 닿아있기를 원하게 된 걸까? 그건 맞는 것 같다.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 내 마음이 우주를 둥둥 떠다니다가 마침내 그와 조우하게 된 것 같다. 이제 그의 주파수는 또 나의 주파수는 서로에게 맞춰져 있다. 조금씩 그렇게 서로를 알게 되고 읽어가게 되겠지.
믿고 싶다. 아니 믿어버릴 것이다. 그게 뭐건 간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단 한 조각의 찜찜함도 없이. 이대로 영원히 계속 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어버릴 것이다. 언젠가 끝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겠다. 어차피 나라는 존재 자체도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엔딩을 칠 테니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더 이상 확인하지도 못 미더워하지도 않고 싶다.

잊어버릴 것이다. 나에게 어떤 사랑이 있었는지를, 또 내가 누구를 만났었는지를. 하얗게 잊고 다시 이야기를 써 내려 갈 것이다. 그 이야기가 해피엔딩일지 언 해피엔딩일지는 걱정하지 않겠다. 그건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끝이 달라질 얘기였다면 나의 모든 지난 얘기들도 다 달랐어야 했다.

사랑해야겠다. 그래야 내가 살겠다. 아니 산다는 걸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단 한 번의 상처도 이별도 아픔도 없었던 것처럼. 마치 처음 사랑하는 사람처럼. 아니 사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처럼 사랑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는 사람처럼 사랑할 것이다. 그가 늘 내게 하는 말처럼, 그에게 말하고 싶다. 고맙다고. 참 많이 고맙다고. 그리고 묻고 싶다.

‘지금부터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 본 기사는 여류 섹스&연애 칼럼니스트 블루버닝의 칼럼입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